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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석

    테네시 윌리엄스의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의 메기, ‘유리 동물원’의 로라, 이 극의 주인공 ‘블랑쉬’.

    이 세 여주인공은 작가가 모든 글에서 다루고자 했던 ‘욕망’이라는 것의 다양한 선악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죽음의 반대는 욕망이라 했듯, 메기의 욕망은 환상이 아닌 삶 그 자체다.

    그녀는 끊임없이 욕망을 자양분 삼아 삶의 쳇바퀴를 굴리고, 메마르고 허망한 인생에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 뜨겁게 달아오르는 반면,

    이 극은 지나친 욕망이 나은 망상 속에 갇힌 인간의 끝자락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블랑쉬와 ‘유리 동물원’ 속 로라는 모두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 속에 갇혀 있는 인물이다.

    로라는 깨질 듯이 맑고 연약한 세상에서 현실에 대한 욕망을 잊은 채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반면,

    블랑쉬는 끊임없는 현실의 공격을 이겨내고자 욕망을 현실로 끌어내고자 한다.

    끝내는 그 경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그녀의 세상은 무너져 내린다. 메기와 로라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극의 구성은 블랑쉬와 스탠리의 욕망이 낳은 둘의 대립, 그리고 그들 사이 이상과 현실에서 갈등하는 스텔라와 미치의

    혼란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1951년, 말론브랜도와 비비안 리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1952년 제2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미술상 등 4개의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2013년, 우디엘런의 <블루재스민>이라는 영화를 통해 현대적으로 각색되기도 했다.

     

    등장인물 및 줄거리

    블랑쉬는 미국 남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귀족 여인이다. 우아하고 문학을 좋아하며 아름다운 외모에 화려하게 치장을 한 품격 있는 모습이다. 그녀의 남편은 16살 첫사랑으로, 동성애에 대한 블랑쉬의 모진 말을 듣고 권총으로 자살한다. 그녀의 집은 몰락하고, 가족들이 줄줄이 초상을 당했으며, 거대한 농가도 잃었다. 영어교사로 일하던 직장마저 잃었고 갈 곳이 없어진 그녀는 뉴올리언스에 남편과 살고 있는 동생 스텔라의 집에 살기로 한다. 그렇게 블랑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타서 여섯 정거장 뒤의 ‘극락’이라는 곳에 내려야 갈 수 있는 그곳에 다다랐다. 그녀의 상상과는 너무 다른 동생의 삶의 터. 가림막이라곤 커튼뿐인 낡고 허름한 집, 그리고 무엇보다 교양 없고 상스러운 남편 스탠리. 땀 흘린 옷을 아무 데서나 갈아입고 거친 말을 쓰는 것도 모자라 임신한 여동생을 폭행하고 술과 도박에 빠져 지내는 모습이 불쾌하다. 미치라는 남자와 잘 돼가서 그에게 의존해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스탠리가 존재하는 한 내 계획을 망칠 것 같다. 스텔라에게 과거의 영광을 상기시키고 새로 시작할 것을 얘기하면서 남편을 ‘천박한 유인원, 짐승’이라고 몰아붙인다.

    스탠리는 자동차 기름을 닦는 일을 하는, 육체적이고 동물적인 감각의 남자다. 뜨겁고 거칠며 집안의 통제권을 쥐고 있다. 그는 스텔라와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아내의 언니가 이 집에 들어오기 전까진. 집안과 재산을 잃었다면서 온갖 장신구와 비싼 옷들을 가지고 향수를 여기저기 뿌리고 마음대로 뜨거운 물을 막 쓰며 목욕을 한다. 허황과 망상에 사로잡힌 채 자신을 미개한 듯 하대하더니 아내에게 자신을 천박한 짐승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여자가 계속 이 집에 머무는 이상 자신의 가정과 위치가 허물어질 게 뻔하다. 블랑쉬의 뒷조사를 하던 중 이 여자의 어마어마한 과거를 알게 된다. 교양 있는 척했지만 온갖 남자와 염문을 뿌리고 다니는 걸로 소문이 자자했고, 교사도 그만둔 것이 아닌 17세 제자를 건드려서 쫓겨난 것이라고 했다. 그런 여자가 온갖 고상하고 우아한 척하며 내 집에서 여왕 행세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친구 미치를 같은 수법으로 꼬드기려 하고 있다. 미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다시 홀로가 된 블랑쉬. 아내가 출산하러 병원에 가고 집에 단둘만 남게 된 사이, 스탠리는

    블랑쉬를 겁탈하며 끝내 그녀를 잔인하고 육체적인 그 만의 방식으로 온전히 짓밟으며 승리를 취한다.

     

    리뷰​

    스탠리에게 당하고 모든 것이 무너진 블랑쉬는 스탠리와 스텔라, 그들의 이웃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보내진다. 완강히 거부하는 블랑쉬에게 의사는 신사답게 모자를 벗고 팔짱을 끼며 정중히 모신다. 그녀는 그런 의사에게 ‘당신이 누구든, 난 언제든 낯선 사람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라는 말을 전하며 극은 막을 내린다.

    끊임없는 과거의 불행 속에서 블랑쉬의 허황된 망상은, 동성애자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자신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을 한 뒤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남자의 사랑과 그것이 주는 안락함은 그녀의 욕망이었고, 그것이 처참하게 깨진 현실 앞에서 그녀는 끊임없이 낯선 남자의 사랑을 갈구하게 됐다. 아직도 자신이 영광스러운 과거 남부의 귀족이라 여기며, 그녀의 욕망과는 반대되는 고결하고 순수한 여인으로 포장한 거짓말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그것이 들통나서 헤어지면 또다시 낯선 남자를 찾아가길 반복한다. 그런 그녀에게 세월이 주는 미모의 빛바램은 걸림돌이다. 그녀는 나이를 속이고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어둠 속에 숨어들어감으로써 더욱 깊은 허상을 쌓아간다. 너무 어려 그녀의 욕망을 채워줄 수 없는 수금원에게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키스한 직후, 미치가 들어오자 허황 속 정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꽃을 받는 모습은 곧 그녀의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트러짐을 암시한다. 정숙한 여인을 원했던 미치는 블랑쉬와 결혼할 마음이 없어지자 그녀를 범하려 한다. 이 정숙하지 못한 남자의 기만은 과연 그가 블랑쉬를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이 속에서 블랑쉬를 따뜻하게 이해해 준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존재했을까? 그녀를 몰아내는 것 이상으로 결국 그렇게 스스로 부정하던 ‘천박한 짐승’의 모습으로 승리를 마무리한 스탠리, 그런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현실에 순응하며, 그 현실을 유지하기 위한 대가로 기꺼이 언니를 희생시킨 스텔라, 사랑 앞에 기만적인 태도의 미치, 그리고 이웃들..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못한 채 여기저기 낯선 남자의 사랑에 기대야만 하는 유약한 여인 블랑쉬는 그저 20년대 미국 남부 여인들의 사치와 의존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욕망이라는 전차를 타며 죽음을 지나 환상을 향해 달려가는, 현실감각에서 멀어지는 모든 이들의 잔상을 대변하고 있다.

    극 중 노래

    그녀가 스텐리 부부의 집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며 불렀던 노래 ‘Say it is only a paper moon’의 가사 중 일부다.

    ‘Say it is only a paper moon Salling over a cardboard sea, But it wouldn’t be make believe If you believed in me’

    ‘종이로 만든 바다 위를 떠다니는 종이 달이라고 해도, 네가 날 믿는다면 가짜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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