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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희곡]장진 - 서툰 사람들

뜨양꼬 2022. 3. 4. 04:11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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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어딘가 서툴고 어설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진 감독의 ‘서툰 사람들’. 이 극이 나온 지도 20년이 훨씬 넘었기 때문에, 글만 읽었을 때에는 아무래도 우리의 현대와는 많이 거리감이 있는 듯하다. 어쩌면 지금 중고등학생들은 현관 앞 이중 도어락까지 설치된 요즘 저렇게 도둑이 제집처럼 드나드는 게 더 낯설 듯하다. 가부장적인 말투와 시대 반영, 사고방식 등 분명 낯선 부분들이 많지만, 어쩌면 이웃과의 소통과 정신적인 고립이 갈수록 심해지는 현대에 올수록 오히려 허황된 이 일상들이 더욱 사랑스럽고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다. 이 극이 아무래도 ‘현대의 일상’이라는 주제다 보니 지금엔 조금 빛바랜 그 시절 현대를 각색해서 공연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유튜브에서 최근 연극과 대학생들이 했던 공연들을 몇 개 봤는데, 우리 또래가 쓰는 현실적인 말투와 소품들로 각색한 것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줄거리

    이십 대 중반의 유화이는 홀로 살고 있는 중학교 교사다. 칠칠맞게 문도 제대로 안 잠근 그녀의 집에 장덕배라는 서툰 도둑이 들었다. 물건을 훔쳐 가도 자신을 해치진 말아 달라며 겁먹은 화이에게 덕배는 자신이 그런 못된 도둑은 아니라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그러고는 종이를 보며 아프지 않게 손목에 밧줄을 묶어주고, 자존심은 있다며 어린애 코 묻은 비상금은 안 뺏는다고 한다. 그런 덕배에게 화이는 떡 하니 비상금 위치를 알려주고, 냉장고 물도 먹게 해준다. 시시콜콜 농담이나 하더니 결국 도둑과 집주인은 친남매처럼 싸우기도 하고 잔소리도 한다. 화이에게 치근덕대며 전화하고 찾아오는 서팔오에게 친오빠 행세도해주고, 아랫집 김추락씨가 자살 소동을 벌이자 오히려 경찰을 피해 덕배를 숨겨주고 아무튼 둘이 쿵짝쿵짝 잘들 놀더니, 갑자기 찾아온 화이의 아버지께는 남자친구인 척까지 한다. 그렇게 친구가 된 알고 보니 동갑내기 둘은 새벽 5시까지 함께 있다가 덕배는 떠난다. 덕배가 떠난 집에 홀로 남은 화이는 어딘가 휑하고 쓸쓸함을 느끼는데, 첫눈 오는 날엔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하고 술도 마셔야 한다는 화이의 말에 곧 덕배가 다시 찾아가고 라디오의 음악과 함께 막을 내린다.

    리뷰

    솔직히 말하면 이 극은 현대의 일상이 아니라 어쩌면 판타지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엔 절대 일어나선 안되는 스릴러 판타지..) 인물들이 굉장히 서툴고 순박하고 어리숙한 탓에 우당탕탕 뚝딱거리는 모습이 이 상황에 현실감과 재미를 부여한다. 조금은 서툴고 또 가난하고 힘들지만 긍정적이고 웃음 가득한 화이를 중심으로 하나 둘 생겨나는 인물들로 만들어진 평범한 일상 중 특별한 하루를 통해 소소하고 맑은 행복이 느껴졌다. 화이의 아버지도, 김추락씨도, 서팔오씨도, 모두 행복한 일 가득했으면 좋겠다. 덕배도 화이의 바램대로 예쁘고 맑은 심성 간직해서 좋은 일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장진 감독의 희곡 '택시드리벌' 보러가기

    https://pearlchord.tistory.com/12?category=1047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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